지원회화 - 니노×에르크


C

에르크 : ......
......

니노 : 아, 마법 쓰는 사람이다!
반가워!
나 니노야.

에르크 : 그래...
나는 에르크.

니노 : 아, 책 읽는구나.
좋겠다.
있잖아, 그거
무슨 책이야?

에르크 : 『이론마도 일반구성이론』.

니노 : 재밌어?

에르크 : ...그냥 그래.

니노 : 아, 잠깐! 방금 페이지에
무슨 그림이 있었어.
뭐야 뭐야?
뭐가 써 있는 거야?

에르크 : ...니노라고 했지?
미안하지만,
방해하지 말아줄래?

니노 : 아...
미, 미안!
나, 방해할 생각은
없었는데...
정말 미안!

에르크 : 아, 잠깐...!
...후우
도망갈 필요는 없잖아.
여자애들은 어려워...


B

에르크 : 니노.

니노 : 아, 에르크씨.

에르크 : ...이거.

니노 : 응?
뭐야 뭐야?

에르크 : 저번에,
내가 읽던 책.
난 이제 필요 없으니까
괜찮다면 너한테 줄게.

니노 : 정말...?
기쁘다!
아... 그런데
어쩌면 좋지.

에르크 : ?

니노 : 나, 글을
전혀 못 읽거든.

에르크 : ...그럼
이론마법은 어떻게 써?

니노 : 엄마가...
아, 친엄마가 아니라
키워준 엄마... 얘기야.
엄청 많은 마법을 알고 있어서
어릴 때부터 따라하곤 했어.

에르크 : 따라했다고?

니노 : 엄마가, 마도서 들고
마법 영창을 하잖아?
그걸 옆에서 듣고 내 입으로
몇 번 반복해서 외우는 거야.

에르크 : 그런 방법으로...?
정확하게 영창을 알아듣는 건
대부분의 사람은 몇 년을 수행해도
못하는 일인데?

니노 : ?

에르크 : 놀랐어, 너 정말
대단한 재능을 갖고 있구나.
...존경스러워.

니노 : ... ...

에르크 : !?
가, 갑자기
왜 울어?
나, 뭔가
기분 나쁜 말이라도 한 거야?

니노 : 아니... 그런 거....
아니야...
나를, 인정해 준 게
너무 기뻐서...
고마워......
정말... 고마워......

에르크 : ......


A

에르크 : 니노.

니노 : 아, 에르크씨다.
왜?

에르크 : ...너 말이야.
글은 전혀 읽지
못한다고 했었지?
이건 어때?

니노 : 와, 이 책은 뭐야?
그림이 엄청 많네!

에르크 : 옛날에...
내가 쓰던 거야.

니노 : 에르크씨도
글을 못 읽었어?

에르크 : 아니, 그 반대야.
나는 어릴 때부터
어려운 책만 읽었어.
내 마도 선생님은
대단한 분이셨거든.
제자로 들어간 게
기쁘고, 자랑스러워서...
조금이라도 더
인정받고 싶은 마음에
아침부터 저녁까지 먹는 시간도 아끼며
책만 읽었어.

니노 : 대단하다!
그런데 몸에는 안 좋을지도.

에르크 : 하하, 그 말대로야.
어느 날 기어이 쓰러져서는
선생님과 그 부인분께
걱정을 많이 끼치고 말았어.

니노 : 응응.

에르크 : 그때, 선생님께서
이 그림책을 주신 거야.

에르크 : 『잘 알겠니, 에르크.
여기 그려져 있는 건
푸른 초원, 알록달록한 꽃밭,
맑은 하늘, 그리고 구름이란다.
마도사가 되고 싶다면
방에서 책만
읽고 있어선 안 돼.
때론 밖에 나가서 정령들과
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거야.
몸이 나으면, 매일
산책 데리고 가 줄게.
그때까진
이걸 읽고 있으렴』

에르크 : ...그렇게 말씀하셨어.

니노 : 정령과 이야기...
응, 나도 자주 해.
엄마는 정령은 거느리는 물건이지
대화 상대가 아니라며 화냈는데
에르크씨의 선생님은
그 아이들을
제대로 인정해 주는구나.
에헤헤, 조금
기쁘다.

에르크 : ...역시,
네겐 놀랄 뿐이야.
마치 마도를 위해
태어난 사람 같아.
우리 선생님처럼.

니노 : 선생님처럼!?
그, 그렇지 않아.
농담으로라도 나랑 묶으면
선생님한테 실례라구!

에르크 : 니노, 왜 너는 항상
자신을 깎아내리는 거야?

니노 : 그야...
엄마가......

에르크 : 그런 건, 이제 잊어버려!
내가 하는 말만
믿으면 되는 거잖아!?

니노 : 에르크씨?

에르크 : ...어...
아니, 그게...
......아무것도 아냐.

니노 : 아! 잠깐!
...에르크씨.